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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滿(소만)

      오늘이 ‘조금은 배가 부르게 된다’는 小滿節(소만절)이다.


       小滿(소만)은 立夏(입하)와 芒種(망종)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4월, 양력으로는 5월 20일 무렵이 된다. 太陽(태양)의 黃經(황경)이 60도에 오는 시기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산과 들이 녹색 물결을 이루고 온갖 식물과 곡식이 성장하는 때이다.


      소만 무렵에 모내기를 시작하는데, 모판에 볍씨를 부어 모를 키우는 기간이 40일 정도 걸리며, 소만절에는 모내기로 인해 일 년 중 가장 바쁜 계절이 된다.


       과거에는 소만절이 바로 春窮期(춘궁기), 일명 ‘보릿고개’라고도 하는데, 이는 지난 가을에 추수하여 저장해 놓고 먹기 시작한 쌀이 거의 바닥이 나게 되는 시기로서, 지난 가을에 벼를 베고 심어놓은 보리와 밀을 베어내 그 보리, 밀과 이른 봄 밭에 심어놓은 감자의 밑이 완전히 들기도 전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밤톨만한 새끼감자를 캐먹음으로써 조금(小)은 배가 부르게(滿) 될 것이라는 슬픈 의미를 담고 있다.


       그나마도 여의치 않은 사람은 소나무껍질을 벗겨 먹거나 쑥 등 각종 풀과 나무의 뿌리를 캐서 草根木皮(초근목피)로 延命(연명)해 나갔으니, 참으로 잔인한 계절이기도 했다.


       小滿(소만)이 뜻하는 바는 보리와 밀 등, 여름 더위에 익어가는 작물들이 드디어 씨앗을 맺고 열매에 물이 차기 시작하므로, ‘장차 보리와 밀 등을 收穫(수확)하여 주린 배를 채우게 될 것이다’라는 뜻이 바로 ‘소만’이다.


       소만절이 되면 씀바귀와 고들빼기가 뻗어 오르고, 냉이가 씨앗을 퍼뜨리고 죽어가며, 보리와 밀이 누렇게 익는다.


       來(올 래) 字(자)는 본디 象形文字(상형문자)로서 보리나 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보리 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쌀이나 기타의 곡식이 다 떨어져 갈 때 인간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보리나 밀이 우리에게 온다’는 의미이다. ‘麥(맥)-보리 맥’, ‘麵(면)-밀가루 면’ 등의 글자에서 그 語源(어원)을 파악할 수 있다.


박세철 우리문화진흥원 부원장/경기도광주문화원 古典·命理學·九星學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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