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多가치

處暑(처서)

입추(立秋)가 지난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아직도 한낮에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으나 처서절을 맞아 이른 아침과 밤으로는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 기운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된다.

處暑(처서)는 陰曆(음력) 7월(申月)의 中氣(중기)이고, 陽曆(양력)으로는 8월 22~23일 무렵으로, 立秋(입추)와 白露(백로) 사이에 들고, 무더위가 물러가는 暑退期(서퇴기)이다.

處暑(처서)의 處(처)는 머무를 처, 정지할 처(處) 字(자)로 더위(暑-더위 서)가 더 이상 기승을 부리지 못하고 정지(停止)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태양은 黃經(황경) 150도에서 15도 사이인 처서(處暑) 구역을 지나간다.

예로부터 처서가 되면 매가 새를 잡아 늘어놓고, 천지(天地)의 기운이 쓸쓸해지기 시작하며, 논에 있는 벼가 익기 시작한다고 했다.

요즈음 실제로 논에 나가보면 벼가 제법 누렇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처서에 비가 오면 흉작이 든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다.

처서가 지나면 조상의 묘에 나 있는 풀을 베는 伐草(벌초) 작업을 하고, 여름철 내내 장마로 인하여 습기와 곰팡이로 가득 찬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暴曬(포쇄)를 하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을 느끼게 되고 기승을 부리던 파리나 모기도 점점 사라지게 된다. 처서가 되면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밭에는 김장을 준비하기 위한 무와 배추를 심고, 풀을 베어 堆肥(퇴비)를 만드는 때이기도 하다.

또한 百中(백중-음력 7월 보름날)의 호미씻이, 즉 洗鋤宴(세서연)도 끝나게 되어 비로소 농촌이 한가해진다.


박세철 우리문화진흥원 부원장/경기도광주문화원 古典·命理學·九星學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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