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多가치

[오민석 칼럼] 특색 있는 문화자원의 발굴과 문화력

    지역의 문화력 결집을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 어떠한 문화예술활동과 문화재 등의 문화자원이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요구된다. 특히, 역사적인 건축물과 전통 거리·행사 등 전통문화에 속하는 문화자원은 언제나 주민 가까이에 있고, 익숙한 것만으로 그 가치가 간과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예부터 지역문화자원은 다른 지역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 역사성과 지역성 혹은 독창성이 참신하고, 신선하게 비치는 것도 드물지 않다. 지역 내 오래된 문화자원은 외부인에게 재발견됨으로써 다시 그 가치가 발견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역 유산의 재인식을 통한 마을 만들기 사례로 홋카이도(北海道) 가미시호로(上士幌) 마을의 히가시 다이세츠(ひがし大雪) 아치 교량(이하, 아치 교량) 보존을 들 수 있다. 아치 교량의 보존 활동은 1995년 이전 국철 삿포로선의 폐지에 수반되는 교량 철거 계획에 대해 홋카이도 내 대학 교수와 토목공학 전문가 등이 가미시호로 마을의 아치 교량을 이대로 철거해도 좋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기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철거인가 보존인가라는 대립 구도가 아니라 모든 지역 주민이 이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 심포지엄을 통해 발신되었다. 이후 행정이 기획한 지역학 사업을 통해 지역 이해·마을 만들기 자원 찾기에 임하는 평생학습 활동인 지역의 보물찾기 활동으로 발전한 자원봉사 그룹이 아치 교량을 마을의 역사적 문화자원으로 재인식함으로써 보존활동이 활발해져 갔다.

    1997년에는 마을에 관심이 많은 지역의 유지가 아치교량 보존회를 결성하여 보존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이러한 활동에 보조를 맞춰 대학의 토목공학 전문가의 협력을 얻고, 행정이 교량에 관한 연구회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주민과 전문가의 공동 작업을 촉진하였다.

    이를 통해 교량 구조 조사와 평가서 작성 등이 이뤄지면 교량의 가치가 다수의 지역 주민들에게 공유되게 되었다. 또한, 1999년에는 4개의 아치 다리가 등록 문화재가 되었고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그 가치가 널리 국내에서 인정받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외부의 전문가가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문화자원의 가치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가 증진되어 활동이 더욱 추진되게 되었다. 현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교량 견학 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02년에는 삿포로에서 사진전이 개최되는 등 계속해서 다양한 활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치 교량 산책지도도 작성되어 연간 수만 명의 관광객도 방문하고 있으며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상, 홋카이도(北海道) 가미시호로(上士幌) 마을 사례에서 이해할 수 있듯이, 외부 전문가에 의한 객관적인 평가가 더해지면 지역 주민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지역 고유의 문화 자원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지역 만들기의 중심을 발견할 수 있으며 지역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와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행정이 담당함으로써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발견된 문화자원을 외부 평가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이해 촉진을 위해 연구회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주민 다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역의 문화를 보존·활용하고자 하는 의식 향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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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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