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多가치

霜降(상강)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霜降(상강)은 寒露(한로)와 立冬(입동)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9월의 中氣, 양력으로는 10월 23일 또는 24일이 되는 날이다. 태양의 黃經(황경)이 210도 되는 때이며, 이때는 快晴(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水蒸氣(수증기)가 지표면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霜降(상강)으로부터 보름이 지나면 立冬(입동), 즉 겨울로 접어들게 된다.

禮記(예기) 月令(월령)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있다.

是月也(시월야) 霜始降(상시강) 則百工休(즉백공휴) 乃命有司曰(내명유사왈) 寒氣總至(한기총지) 民力不堪(민력불감) 其皆入室(기개입실) 草木黃落(초목황락) 乃伐薪爲炭(내벌신위탄) 蟄蟲咸俯在內(칩충함부재내) 皆墐其戶(개근기호)

이달에 서리가 비로소 내리면 百工이 휴식한다(한기로 인하여 아교나 옻칠 따위가 잘 굳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유사에게 명하기를, “한기가 모여서 이르니 백성의 힘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모두 헛가리를 떠나서 집안에 들어가도록 하라.”고 한다. 또한 초목의 잎사귀가 누렇게 되어 떨어지므로, 나무를 베고 숯을 만들게 한다(겨울의 추위를 방비하는 것이다). 蟄蟲(칩충)이 고개를 수그리고 구멍 속으로 들어가 흙을 이겨 구멍을 막는 때이다.

상강을 전후로 밭에 있는 곡식들을 모두 거둬들여야 하는데, 특히 콩을 제 때에 수확하지 않으면, 콩깍지가 터지면서 콩알이 밭에 흩어지게 되어 일일이 주워야 하는 狼狽(낭패)를 보게 된다. 다만 ‘서리태’는 ‘서리’를 맞은 후에 꺾어야 단맛이 제대로 나게 되므로, 맨 마지막에 수확을 해야 하므로 ‘서리태’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9월 들어 시작되는 秋收(추수)는 상강 무렵에 모두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김장용 무와 배추는 서리를 맞아 寒氣(한기)가 스며들어야 비로소 단맛이 나고 단단해지며 속이 꽉 차게 되므로, 상강을 지나 입동을 거치면서 제대로 된 무와 배추가 생산된다. 따라서 김장은 입동을 전후하여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겠다.

고대의 중국에서는 霜降(상강)에서 立冬(입동)까지의 15일간을 三候(삼후-5일씩)로 나누어, 初候(초후)에는 승냥이가 겨울을 나기 위하여 마구 짐승을 잡고, 中候(중후)에는 초목의 잎이 누렇게 떨어지며, 末候(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속으로 들어가 숨는다고 하였다. 즉, 冬眠(동면)에 들어가는 것이다.

 

박세철 우리문화진흥원 부원장/경기도광주문화원 古典·命理學·九星學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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