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2001년 한국 정부의 의뢰로 제작한 ‘위기를 넘어서 – 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미래를 예견하였다. 우리나라가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신속하게 적응하여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그러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두 가지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첫 번째 과제는 산업화에서 정보화로의 전환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전쟁의 특수로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었지만, 정보화로 넘어가지 못하고 잃어버린 30년을 보내고 있으며 그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토플러의 조언을 받아들여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에 투자하고 BK21사업을 추진하여 정보화 시대의 주역이 되었다. 두 번째 과제는 교육환경의 개선인데 토플러는 2001년 당시 한국의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국가 경쟁력의 저해 요소로 지적하였다. 우리의 입시교육은 불필요한 지식 습득에 시간을 낭비하고 정보 시스템의 활용을 위한 창의적 사고를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적 자원이 육성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과 정보사회의 인프라가 무의미하다. 과도한 수능교육과 학벌주의는 우리에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은 한국의 미래를 전망하며 2030년 이전에 통일이 실현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는 중국이 부동산 부실과 막대한 국가 채무로 2030년이 되면 국가 체제의 붕괴에 직면할 것이며 경제적 몰락과 함께 정치력과 군사력이 약화하여 외부 세력에 의해 분할통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러시아는 200년대 시작하면서 경제부흥을 이룩하고 G8에 편입되었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과 군사 재정의 과다 지출로 재정이 부실해지고 크림반도 합병 이후 G8에서 제외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었다. 프리드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결국 몰락하게 되고 중국의 경제 파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았다.
지금 미국은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의 몰락으로 형성된 공백을 이용하여 군사력과 민족주의를 강화할 것을 예상하여 일본을 견제하고 친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적 지배력은 약화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몰락하고 있으며 북한은 국가 체재의 기둥인 통일정책을 포기하였다.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은 중국을 위협하여 반북, 친한 정책으로 전향하게 하였다. 북러 관계가 강화될수록 한미관계는 강화되고 중국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군 파병에 대해 “불에 기름을 붓지 말라”고 경고한 것에서 잘 나타난다. 북러동맹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상황은 국제 정세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요구한다. 우리가 나토의 요구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면 그곳에서의 남북 대립이 한반도로 전이될 것이며 북한군 파병의 상황을 외면하면 전쟁 경험을 통한 북한의 군사력 강화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이 우리 안보를 위협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양극단의 선택을 피해야 한다.
미국의 정치적 위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에서 나타난 것처럼 급속히 약화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금융위기와 함께 GDP가 전 세계 총량의 40%에서 25%로 축소되었다. 세계정세는 다극화시대를 넘어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로 전환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세계 5권의 국방력, 그리고 문화적 기능을 통하여 세계질서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를 제외하면 경제력으로 세계 7위인 이탈리아를 앞지른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경제력에 비례하는 외교력을 인정받지 못하였다. 분단국가라는 지정학적 상황이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G7과 반서방 브릭스(BRICS)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북한의 자원,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 자본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며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 오늘의 세계질서는 다원적이며 한 나라의 주도로 유지될 수 없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협력과 교류는 물론, 합의적인 균형과 위기에 대한 공동대처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팍스의 어원적 의미는 ‘팍스 로마나’처럼 힘에 의한 지배 질서이며 강대국의 논리다. ‘팍스 코리아나’는 지배가 아닌 관용과 존중의 질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