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회적 미션은 교육을 통해 ‘지금보다 더 크고 위대한(good to great) 공동체세상을 일군다.’는 최운실 이사장의 환영인사에 녹아 있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사례로 소개된 터득골, 시니어체인지연구회, 사랑나무야학 등은 교육이 지향하는 ‘위대한 공동체’는 추상적이며 이상적인 수식어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실천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교육의 방향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새해 그 교육의 방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재단의 핵심가치로 언급되고 있는 ‘사람다움’이다. 사람다움이란 각자의 자기실현과 시민의식, 협력 및 공존의 가치를 포함하는 평생교육의 이념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린드만이나 영국의 익슬리를 필두로 하는 성인교육의 선각자들에서부터 지금의 유네스코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를 내는 교육과 학습의 목적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사람다움의 교육을 위해 유네스코[Delors Report]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시(詩) 교육, 음악과 예술 교육이란 점이다. 하이데거의 철학대로, 인간다움은 겉으로 드러난 존재자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존재’를 보고 성찰하는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그 존재를 우리에게 드러내는 것(Aaletheia)이 바로 시와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생교육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시(1부)와 음악(2부)의 시간으로 구성된 ‘새해만남’의 프로그램은 인상적으로 돋보였다. 특히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시의 내용과 음악[악기]의 선정이었다. 재단의 이념과 평생교육의 본질에 대한 리더의 철학과 구성원들의 프로그램 설계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1부의 프로그램은 시, 「새해 새 마음」 (한상완 교수·시인)으로 문을 열었다. 시인의 ‘새해 새 마음’은 의례적인 새해 인사나 덕담이 아니라 조용한 자기성찰이었다. 인간다운 공동체세상을 위협하는 코로나19, 그 역병을 자초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성찰이다. 시는 코로나19는 “인류가 오만하게 지구파괴를 일삼은 결과”라고 말한다. 시인은 그 “인류형벌”을 극복하는 방법을 지역사회교육운동에서 찾는다.
“새해엔 모든 것을 아끼자/ 우리들끼리 더 아끼고 사랑하자/ 창조주가 값없이 인류에게 선물하신/ 소중하고 귀한 지구를 더 아끼고 보살피자.”
시인의 시선은 서로 다른 익명의 ‘나’들을 넘어 ‘우리 공동체’를 향한다. “우린 잠시 우리에게 주어진 생애를/ 지구를 빌려 살다가지만/ 우리 후세를 위해서라도 낭비해서도/ 어질러 놓아도/ 파괴해서도 아니 되니/ 우리 새해엔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하자.” 시의 행간의 의미를 보면, 나를 넘어 우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이 모든 행동은 자기희생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실현의 삶이자 평생교육의 과제이다. 또한 유네스코가 사람다움의 교육으로 제시한 ‘더불어 살기 위한 학습’의 이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