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인 한로절(寒露節)이다.
寒露(한로)는 秋分(추분)과 霜降(상강)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9월로 戌月(술월)이 시작되며, 양력으로는 10월 8일경이다. 오늘의 일진은 甲辰年 甲戌月 乙巳日이 된다.
寒露(한로)는 글자 그대로 찬(寒) 이슬(露)이 내리는 때로,
▲寒(찰 한) 字(자)를 파자해보면, 宀(집 면)에 茻(풀숲 망)과 人(사람 인) 과 冫(얼음 빙)의 네 자가 합쳐져서 된 자로, 사람(人)이 움집(宀)에서 풀더미(茻)로 몸을 감싸고 추위(冫)를 막는 모양에서 ‘춥다 ‧ 차다’의 뜻을 나타낸 자이며, 지푸라기(茻)로 벽을 둘러친 집의 틈새로 찬바람이 새어드는 바람에 온 집안이 얼어(冫) 붙는다 하여 ‘춥다 ‧ 차다’의 뜻이 된 자이다. 참고로 塞(막을 색)은 ‘틈새를 흙(土)을 이겨 틀어막는다’는 뜻이다.
▲露(이슬 로) 자는 雨(비 우)와 路(길 로)의 합침으로, 길(路)가의 풀잎에 흔히 맺혀있는 빗방울(雨) 같이 엉긴 ‘이슬’을 뜻하여 된 자이다.
한로는 태양의 黃經(황경)이 195°의 위치에 올 때이며, 이 시기에는 아침 이슬이 백색으로 내리다가 점점 차가워지며, 이는 기후가 寒冷(한랭)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 때에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서리가 맺히기 시작한다. 또한 丹楓(단풍)이 짙어지고 여름 철새는 떠나가며, 겨울 철새인 기러기가 떼를 지어 손님으로 찾아오는 철새의 교체기이며, 농촌은 논밭의 추수가 한창인 때이다.
특별한 민속행사는 없으나 옛날에는 가을의 대표적인 꽃을 주제로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며 마을마다 여러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했다.
『禮記(예기)』 〔月令(월령)〕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鴻鴈來賓(홍안내빈) 鞠有黃華(국유황화) 豺乃祭獸戮禽(시내제수륙금) 是月也(시월야) 申嚴號令(신엄호령) 命百官(명백관) 貴賤無不務內(귀천무불무납) 以會天地之藏(이회천지지장) 無有宜出(무유의출) 乃命冢宰農事備收(내명총재농사비수) 擧五穀之要(거오곡지요) 藏帝籍之收於神倉(장제적지수어신창)
기러기가 모두 와서 모이고 국화는 노란 꽃이 피며, 승냥이는 금수를 죽여서 祭(제)한다. 이 달에는 거듭 호령을 엄숙히 한다. 백관에게 명하여 귀천을 불문하고 庶物(서물)을 收納(수납)하는 데 힘쓰지 않음이 없게 하여, 천지수장의 뜻에 맞추어 결코 널리 펴내는 일이 없도록 한다. 또한 冢宰(총재)에게 명하여 백곡을 남김없이 수장하고 藉田(적전)의 수입을 정리하여 신창에 수장한다.
박세철 우리문화진흥원 부원장/경기도광주문화원 古典·命理學·九星學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