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진흥원이 현대적이고 양성평등한 제례의 새로운 모델을 담은 교재 ‘떠난이와 남은이의 만남’을 발간했다. 조상에 대한 감사와 가족 간 화합이라는 제사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사회와 현대인의 삶에 걸맞은 의례 방식을 제안한다.
현대적 제례의 필요성과 새로운 방향성
제사는 인류 역사 속에서 조상 숭배와 가족 화합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례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저출산, 가족 구조 변화,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대 등 현대사회의 변화는 기존의 형식적이고 복잡한 제례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떠난이와 남은이의 만남’은 전통적 제례의 의미를 계승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현대적 방식을 제시한다. 교재는 ▲전통적 상차림을 현대화한 제사 ▲형식에서 벗어난 상차림 없는 제사 ▲디지털 시대를 반영한 비대면 제사 등 다양한 모형을 통해 새로운 제례 문화를 탐구한다. 특히, 꽃과 차(술)를 올리거나 고인의 사진과 편지를 활용한 간단한 의례, 물 위에 꽃을 띄우는 ‘부화(浮花)’ 의례는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
양성평등 제례로의 도약
교재는 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제사에 참여하고 주관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양성평등의 가치를 중심에 둔다. 역사적으로도 여성의 기제사 참여와 외손봉사, 윤회봉사 등의 사례를 들어 제례에서의 양성평등 전통을 조명한다. 더 나아가 최근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초헌관으로 여성이 등장함으로써 전통 제례의 성별 경계를 허문 상징적 변화로 소개된다.
제례를 가족 화합의 장으로
‘떠난이와 남은이의 만남’은 제사를 단순히 조상을 기리는 형식적 의례가 아닌,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을 확인하는 기회로 바라본다. 교재는 돌아가신 분의 추억과 삶의 가치를 나누며, 가족 간 화합과 연대를 강화하는 의례로 제사를 재해석한다.
현대인의 삶에 스며드는 제례 문화
이번 교재는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실천 가능한 제례 문화를 제안하며,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위한 실용적 가이드 역할을 한다. 우리문화진흥원의 노력은 전통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의례 문화를 열어나가는 중요한 한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떠난이와 남은이의 만남’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제례 문화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 가족과 사회가 전통 속에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문화진흥원 강근아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