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인 세계와 사적인 세계 사이의 문」이 곧 대화일 것인데.. 그렇다면 좋은 대화란, 그 두 세계 사이의 문이 유연하고 적절하게 열리고 닫힘으로써 걸림이 없고 무리도 없고 공적 세계에도 사적 세계에도 승/승이 되는 것일 터. 그런 경우에도 그것이 비인간적일 수 있을까?
여기서 비인간적이란 뜻을 사전에서 찾아 보았더니 사람답지 아니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것이란 설명. 그렇담 어찌 그 다음 생각을 이어갈 것인가.. 그림을 보고 또 본다.
공적세계와 사적세계는 이어져 맞닿아 있으며 한 공간을 이룬다. 이쪽에서 계속 가지를 뻗으며 가닿으려 하며 그 사이 공간에 위치한다. 이쪽은 아주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저쪽은 상대적으로 심플하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뻗는 가지는 별로 없다. 그 공간에서 종종 꽃을 피우기도 하고, 뒤집어지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우리는 주로 사적 세계에 머문다. 공적세계로 들어갈 때면 무언가 채워지길 바라는 게 있을 것. 그것이 충족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공적인 세계란 나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다는 전제가 분명하다.
나의 욕구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상대방은 단지 도구가 될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비인간적일 뿐더러 전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대화란 상대방 또한 한 인간으로서,
나의 욕구 뿐아니라 그(또는 그룹)의 욕구도 있다는 것,
나의 관점과 그의 관점,
나의 취향과 그의 취향,
나의 경험과 그의 경험,
나의 문화와 그의 문화,
나의 위치와 그의 위치 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리라. 그는 또다른 ‘나’이므로.
어떻게 좋은 대화가 비인간적일 수도 있을까?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데, 너무 단순한가?
평화..
글. 유수정 (본 재단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