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을 예술로 표현하는 특별한 영화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4월 어르신 연기수업을 시작으로, 6월부터는 구리시 소규모학습모임 지원사업을 통해 ‘삶을 영화로, 편지로 에세이 필름 만들기’ 과정을 5주간 운영했다.
교육은 단순한 영상 제작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글로 써 내려가고,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직접 다루며 사진을 촬영했다. 촬영한 사진은 온라인 소통방을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보완하며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해 갔다.
지난 16일 열린 마지막 수업에서는 직접 촬영한 사진과 편지글 낭독을 바탕으로 1~2분 분량의 에세이 필름을 완성했다. 서경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손기현 교사가 영상을 편집해 상영했으며, 교육생들은 졸업을 기념하는 수박파티와 함께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김순자 씨가 지난해 9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추억하며 제작한 영상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다.
영상에는 생전 남편과 함께했던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이 사진으로 이어지고,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과 그리움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특히 후반부에는 마치 남편이 아내에게 전하는 편지처럼 따뜻한 메시지가 흐른다.
“당신이 나를 마음속으로 부를 때 항상 당신 곁에 있어요…당신이 더 오래 밝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해요”
짧은 문장이지만 남겨진 이를 향한 위로와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상영장을 숙연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협의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우리가 이런 걸 어떻게 하느냐’며 자신 없어 하시던 어르신들이 직접 자신의 글과 사진, 영상을 완성해 가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의미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노년의 삶 속 기쁨과 상처를 편지와 영화라는 예술로 표현하는 과정 자체가 치유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구리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이번 교육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을 바탕으로 향후 영화 시사회 등 다양한 발표의 장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백인순 기자
